2008년 06월 03일
교통 카드 환승. 미국산 쇠고기. 예고된 사태.
얼마만의 포스팅인지 모르겠다.
지난 대선 이전에 내가 이명박에 대한 지지를 접은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청계천 복원(?) 때가 아닌, 서울시내 버스제도 개편때였다. 정확히 말하면 교통카드 환승제도를 보면서 지지를 접었다. 그 전까지는 나 역시 일 잘하는 소문이 난 시장, 히딩크 왔을때 깝친 녀석을 아들로 둔 시장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1. 교통카드 환승제도
교통카드 환승제도를 보면서 지지를 접은것은 지극히 공학도의 이기적인 관점에서였다.
하지만 지금도 내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통카드 환승제도는 기존에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탈 때 별도의 요금을 내던 것을 합쳐서 내는 대신, 이동 거리에 따라 누진요금을 적용하는 개혁이었다. (당시에는 환승할인이라고 했지만 나는 할인이라는 말에 동의하지는 않았다). 나 자신은 이 제도를 통해 당시 이득을 보았다.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낙성대 입구역까지 가서 마을버스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야 했고, 이 요금은 약 900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환승제도를 이용하면 약 700원에 편도 요금이 드는 것이었다.
나에게 이익인 제도를 시행해 주어서 감사해야할 판이지만, 나는 이 개혁을 계기로 이명박에 대한 지지를 접었다.
그 원인은 시행 과정에 있다.
교통카드 환승제도에는 당연히 새로운 교통카드와 요금을 지불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필요로 하게 된다. 당연히 이 시스템의 개발에는 많은 엔지니어의 노력이 들어가게 된다.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기에 앞두고 나는 좋지 않은 소문을 듣게 된다. 개발자들이 시스템 완성 일자를 맞추기 위해 몇주째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제대로 된 시험도 못해보고 시스템이 도입될 판이라는 것이었다.
결과는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한다. 결국 시행 첫날 시스템은 다운되었고, 승객을 무료로 태웠다. 혼란은 꽤나 지속되었다. 결국은 안착했지만 말이다.
역시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서울시 버스개혁 일시는 이명박 취임 2주년이기도 했다.
개발자들을 몇주 째 잠도 안재웠다는 루머는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제대로 된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것은 확실해 보였다. 그리고 제대로 된 테스트도 거치지 않은 시스템을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개발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히 테스트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개발하는 쪽에서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취임 2주년째에 물건이 나왔고, 사고를 쳤다.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하는 사람이 높은곳으로 올라갈수록 엔지니어는 고통스러워 질 것이며, 엔지니어로서 뭔가를 기대한다는것은 어리석은 것이라 판단했다.
솔직히 개선 방향 자체에는 공감을 하고 있었다. 노선 표시의 개선도 나름 납득이 되었고, 환승제도는 나로서는 감사할 제도였고, 중앙차선은... 애매하긴 했지만 나는 쓸 일이 별로 없는지라 별로 관심이 안갔다.
하지만 엔지니어를 혹사시키는 스타일일 게 뻔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지지해서는 안된다.
이런 이기적인 마음에서 나는 지지를 접었다.
나는 지난 대선에서 이런 이유로 이명박을 지지할 수 없다고 가족들에게 말했다.
결국은 다들 평소 자기 성향 대로 선택들 한거 같다만...
2. 미국 쇠고기 협상
나는 쇠고기 협상 타결과 그 이후에 밝혀지는 사실을 보면서 참 난감했다.
이전의 환승 시스템때 본 모습과 너무나 유사했기 때문이다.
취임 2주년에 맞춰서 버스개편을 하기 위해 -> 미국 방문에 맞춰서 쇠고기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혹은 취임 100일내에 FTA 비준을 통과시키기 위해
제대로 된 테스트도 거치지 않은 시스템을 도입하고 -> 전면 개방을 제대로 된 홍보와 전문가 집단의 토의과정도 없이 결정하고
개발자들을 혹사시킨 의혹 -> 공무원들을 강제로 동원한 의혹
뭐... 할말이 없었다.
나는 솔직히 지금 공무원이나 공무원 지망생들 중 누군가가 이명박을 선택했다면, 뭐랄까 대단한 국가적 사명감을 가지고 투표를 한다는 정신 무장이 되어 있었거나, 그게 아니면 생각이 좀 모자란거였다는 것 밖에 안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의 스타일은 '일단 저지르고 나중에 수습하는 스타일' 이라는걸 충분히 감안하고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3. 결론
그러니까, 일에는 항상 전조라는게 있는 법이다.
다만 나도 생각치 못한게 있는데, 그건 일이 터진 뒤에도 남의 말은 묵살하고 지 맘대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마 버스 개편 이후 이명박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리다 보니 청계천 때 관심을 두지 않아서 이런 상황에서의 행동 패턴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
나는 교통카드 환승제도를 떠올리며 5년간 고생하겠구나 정도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냥 협상이 잘못된 문제라면 이명박을 비난하고 한숨을 쉬고 있었겠지만, 그 이후의 이명박 정부의 대처 방식들은 쌓이고 쌓여서 결국 나를 거리로 나가게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명박을 반대할 걸 그랬나 보다.
지난 대선 이전에 내가 이명박에 대한 지지를 접은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청계천 복원(?) 때가 아닌, 서울시내 버스제도 개편때였다. 정확히 말하면 교통카드 환승제도를 보면서 지지를 접었다. 그 전까지는 나 역시 일 잘하는 소문이 난 시장, 히딩크 왔을때 깝친 녀석을 아들로 둔 시장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1. 교통카드 환승제도
교통카드 환승제도를 보면서 지지를 접은것은 지극히 공학도의 이기적인 관점에서였다.
하지만 지금도 내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통카드 환승제도는 기존에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탈 때 별도의 요금을 내던 것을 합쳐서 내는 대신, 이동 거리에 따라 누진요금을 적용하는 개혁이었다. (당시에는 환승할인이라고 했지만 나는 할인이라는 말에 동의하지는 않았다). 나 자신은 이 제도를 통해 당시 이득을 보았다.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낙성대 입구역까지 가서 마을버스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야 했고, 이 요금은 약 900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환승제도를 이용하면 약 700원에 편도 요금이 드는 것이었다.
나에게 이익인 제도를 시행해 주어서 감사해야할 판이지만, 나는 이 개혁을 계기로 이명박에 대한 지지를 접었다.
그 원인은 시행 과정에 있다.
교통카드 환승제도에는 당연히 새로운 교통카드와 요금을 지불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필요로 하게 된다. 당연히 이 시스템의 개발에는 많은 엔지니어의 노력이 들어가게 된다.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기에 앞두고 나는 좋지 않은 소문을 듣게 된다. 개발자들이 시스템 완성 일자를 맞추기 위해 몇주째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제대로 된 시험도 못해보고 시스템이 도입될 판이라는 것이었다.
결과는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한다. 결국 시행 첫날 시스템은 다운되었고, 승객을 무료로 태웠다. 혼란은 꽤나 지속되었다. 결국은 안착했지만 말이다.
역시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서울시 버스개혁 일시는 이명박 취임 2주년이기도 했다.
개발자들을 몇주 째 잠도 안재웠다는 루머는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제대로 된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것은 확실해 보였다. 그리고 제대로 된 테스트도 거치지 않은 시스템을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개발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히 테스트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개발하는 쪽에서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취임 2주년째에 물건이 나왔고, 사고를 쳤다.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하는 사람이 높은곳으로 올라갈수록 엔지니어는 고통스러워 질 것이며, 엔지니어로서 뭔가를 기대한다는것은 어리석은 것이라 판단했다.
솔직히 개선 방향 자체에는 공감을 하고 있었다. 노선 표시의 개선도 나름 납득이 되었고, 환승제도는 나로서는 감사할 제도였고, 중앙차선은... 애매하긴 했지만 나는 쓸 일이 별로 없는지라 별로 관심이 안갔다.
하지만 엔지니어를 혹사시키는 스타일일 게 뻔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지지해서는 안된다.
이런 이기적인 마음에서 나는 지지를 접었다.
나는 지난 대선에서 이런 이유로 이명박을 지지할 수 없다고 가족들에게 말했다.
결국은 다들 평소 자기 성향 대로 선택들 한거 같다만...
2. 미국 쇠고기 협상
나는 쇠고기 협상 타결과 그 이후에 밝혀지는 사실을 보면서 참 난감했다.
이전의 환승 시스템때 본 모습과 너무나 유사했기 때문이다.
취임 2주년에 맞춰서 버스개편을 하기 위해 -> 미국 방문에 맞춰서 쇠고기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혹은 취임 100일내에 FTA 비준을 통과시키기 위해
제대로 된 테스트도 거치지 않은 시스템을 도입하고 -> 전면 개방을 제대로 된 홍보와 전문가 집단의 토의과정도 없이 결정하고
개발자들을 혹사시킨 의혹 -> 공무원들을 강제로 동원한 의혹
뭐... 할말이 없었다.
나는 솔직히 지금 공무원이나 공무원 지망생들 중 누군가가 이명박을 선택했다면, 뭐랄까 대단한 국가적 사명감을 가지고 투표를 한다는 정신 무장이 되어 있었거나, 그게 아니면 생각이 좀 모자란거였다는 것 밖에 안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의 스타일은 '일단 저지르고 나중에 수습하는 스타일' 이라는걸 충분히 감안하고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3. 결론
그러니까, 일에는 항상 전조라는게 있는 법이다.
다만 나도 생각치 못한게 있는데, 그건 일이 터진 뒤에도 남의 말은 묵살하고 지 맘대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마 버스 개편 이후 이명박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리다 보니 청계천 때 관심을 두지 않아서 이런 상황에서의 행동 패턴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
나는 교통카드 환승제도를 떠올리며 5년간 고생하겠구나 정도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냥 협상이 잘못된 문제라면 이명박을 비난하고 한숨을 쉬고 있었겠지만, 그 이후의 이명박 정부의 대처 방식들은 쌓이고 쌓여서 결국 나를 거리로 나가게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명박을 반대할 걸 그랬나 보다.
# by | 2008/06/03 23:24 | 잡담 | 트랙백 | 덧글(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저지른다음 수습한 결과가 결과적으로 좋게되었을 경우 '결과만 좋으면 다 좋은것'이라고 하고 넘어갈수도 있죠.
단지 지금 쇠고기는 수습이 불가능한겁니다.
하지만 정치인이 그래서는 안되는 거지요...